신시아의 글 쓰기 좋은 날
지나가는 summer 본문
여름이 지나간다.
차갑고 무정하기만 할 것 같았던 겨울이 지났고, 밖은 따사로웠지만 아직 얼어붙은 마음을 간직하고 있었던 봄도 지났다.
그리고 소란스러웠던 여름도 지나가는 중이다.
조금 멀리 떨어져서 보면 안 보이던 것들이 잘 보이기 마련이다. 멀리 떨어져 보면 난 참 행복한 아이다. 잘 웃고, 잘 먹고.
죄책감에 잠 못 이루며 울던 밤도 모두 끝났고, 내일이 필요없다고 흐린 눈 하던 나도 지금은 없다.
여름이 지나면서 그런 것들도 모두 지나가는 중인가 보다.
8월. 8월은 늘 내게 슬픈 달이었다. 늘 고난스러운 달이었다. 또 다시 8월이 올 때쯤에는 벌써 슬펐다.
'아 또 8월이구나. 이번 8월엔 또 어떤 슬픔이 내게 찾아와서 날 괴롭게 할까?' ...
오히려, 8월이 오는 줄도 가는 줄도 모른 올해 8월은 좋았다. 아직 모든 8월이 다 지난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아직 오지도 않을 불행에 몸을 추스리며 긴장하진 않았으니까 좋았다.
무슨 얘기가 하고 싶냐면, 그냥 모든 게 다 좋았다는 이야기가 하고 싶은 것 같다.
슬프고 우울할 때나 아니면 내가 이런 사랑을 받아도 되나 싶은 감동적인 순간에 글이 쓰고 싶어졌다. 시간이 지나고 생활이 바뀌고 나도 변해가고... 글을 쓰는 일은 항상 내게 즐거운 일이었고 즐거운 시간이었고 기다려지는 일상이었는데, 그렇지가 않았다. 너무 많은 슬픔과 감당할 수 없는 괴로움과 죄책감이, 글을 쓰는 일조차 그리고 글을 쓰고자 생각하는 것조차 버겁게 만들었다. 그런데 오늘은 좋은 날도 아니고 슬픈 날도 아닌데 글이 쓰고 싶어졌다. 그냥 .. 여름이라서.
슬픔이 많이 지나갔다. 늘 나를 헷갈리게 했던 삶의 가치에 관한 고민도 이제 80% 기울었다. 나머지 20%의 헷갈리는 마음을 잘 붙잡고자 글을 쓰고 싶었던 것 같다. 난 이곳에서 행복하기로 결정했다. 80%.
내가 힘을 냈으면 좋겠다. 그리고 열심히 했으면 좋겠다. 무엇이든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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