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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시아의 글 쓰기 좋은 날
갑자기 우울하다 그냥 시끄럽다 다들 조용히 있으면 나도 조용해질 것 같은데 그런다고 우리들이 갖고 있는 문제라고 해야할지 그것들이 해결되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지금은 조용이라도 할텐데 입술을 삐죽거려본다

죽었다 살았다 생각했다 어차피 한 번 죽었다 살아난 거라고 아니, 진짜 끝났을지도 모르는, 없었을지도 몰랐을 현재를 살고 있는 거라고 그렇게 생각하니 모든 게 반쯤 쉬워졌다 모든 고민이 반쯤 가벼워졌다 모든 날들이 반쯤 대수롭지 않아졌다 1%정도 더 행복해진 것 같다 뭐가 됐든 살아있으니 된 거라고 희망차졌다
한심하다 한심하다 한심하다 자신이 없다 자신이 없다 아무것도 아무것도 할 수 없다 한심하다 자신이 없다 자신감이 없다 난 아무것도 못 할 것 같다
일부러 그런거 아니잖아 사과하잖아 그리고 또 사과했잖아
말하지 않으면 내가 느낀 감정과 내가 그렇게 해야만 했던 이유들, 내 지금 현재 상태를 아무도 모르겠지만 나는 말하지 않는다. 늘 그랬다. 내가 말하지 않으면 나만 참으면 나머지가 행복하다 인격적인 모독을 당한다. 하지말라고 말한다. 다른 방법으로 모독을 당한다. 그래도 참는다. 더 나빠지고 싶지 않아서. 난 말하지 않는데 말한 사람은 더 화가나는 모양이다. 난 말도 하지 못하고 스트레스는 받는 대로 받는다. 난 스트레스에 취약한데 어떻게 해야될지도 모르겠고 어떻게 하고 싶지도 않고 그냥. 나는 왜 하느님을 믿는걸까 하고 많은 신 중에 나는 왜 하느님을 믿어서 내 자신도 내 마음대로 못하게 됬을까 그 분은 아실까 내가 느끼는 처절함? ... - 조사원은 이것저것 상냥하게 물었다. 나도 상냥하게 대답했다...
-숨 막혀 나는 내 작은 방으로 다시 들어오면서 나만 들을 수 있게 작게 읊조렸다. 숨 막힌다는 이 세 글자. 그조차도 누가 들어선 안 되니까. 뭐가 이리 힘든걸까. 그냥 이 모든 걸 끝내고 싶다. 나에게 오는 커다란 자극은 내 귀를 거치고 가슴을 거치고 머리를 거치고, 또 그 속에서 복잡하고 부정적이며 긍정적이고 다정한 프로세스를 거쳐 나를 다시 살아가게 하곤 했다. 그런데 모든 기계가 그렇듯 내 몸도 계속된 자극과 계속된 복잡한 일련의 과정들을 견디지 못하고 맛이 간 것 같다. 작은 자극이 순간적으로 모든 걸 끝낼 수 있는 단 하나의 결말로 이어졌으니까. 그래, 지독한 그 방법을, 절대로 입 밖으로 꺼내지 않을 그 결말을 생각했다. 매 순간에. '여기서.. 여기에서 행복할 수 있을까' 난 여기서 행복..

그 이유는 생각하기 싫어서. 오늘 9월 2일, 아니 아직 9월 1일의 늦은 밤을 보내고 있는 내가. 공부가 하기싫어서. 이해가 하기싫어서. 이해를 해야하기 위한 생각을 하기 싫어서, 생각을 하다가 다시금 깨닫게 된 이유다. 유튜브를 딱히 하고 싶은 것도, 유튜브를 통해서 보고 싶은 게 있는 것도 사실은 아니면서. 자꾸만 유튜브를 켜는 이유가, 자꾸만 누군가의 삶을 검색하는 이유가 무엇이었는지 정확하게 알게되어 하던 일을 관두고 글을 써본다. 이렇게 글을 먼저 써야겠다! 라고 생각하며 마우스를 잡은 것의 이유도 생각하기 싫어서. 할 것도 없는 스마트폰을 자꾸 잠금해제하고 변한 것 없는 사진첩을 열어보고, 심심풀이로 시간을 버리는 웹툰 앱을 켜는 이유도 모두 생각하기 싫어서. 그런 것들을 하지 않으면 나는 ..
늦게 일어난 건 아니었다. 씻고 깔끔히 보이게 얼굴을 단장하고, 배고프지 않게 밥도 먹고 잠시 숨을 돌리니 11시였다. 바깥공기는 겨울 같지 않게 따뜻했다. 햇살도 따사로웠다. 사람들은 바빠 보이지 않았지만, 도로 위의 차들은 매우 바쁘게 내 앞을 오고 갔다. 11시, 혹시, 만약에라도 오지 않을지 모르는 버스를 기다렸다. 아마도 여기서 버스를 타는 걸 아는 사람은 나밖에 없는 것 같다. 멀뚱멀뚱 주민센터 앞에 서있는 나를, 지나가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쳐다봤다. 난 아무렇지 않게 - 난 '뭔가' 를 기다리는 중이에요 - 라는 듯 서있었지만, 아직까지도 누군가 나를 쳐다보는 건 편한 일은 아니다. 11시 10분, 버스가 오는 도로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오고 가는 수많은 차들과 버스들, 그 틈에 내가 탈 ..